동행자의 강남 하루

진료가 끝날 때까지, 혼자여도 어색하지 않게 강남에서 시간 쓰는 법.

하루

누군가의 시술이나 진료에 동행하면 서너 시간, 길게는 하루가 통째로 비는 날이 있습니다. 강남의 클리닉은 대체로 강남역(2호선·신분당선), 신사역(3호선), 압구정로데오역(수인분당선), 삼성역(2호선) 반경 안에 모여 있어서, 어디에서 기다리든 이동 거리는 대개 지하철 두세 정거장입니다. 시작 전에 네이버지도나 카카오맵을 받아 두세요. 서울에서는 구글 지도의 도보·대중교통 안내가 제한적입니다.

1. 앉아서 버티는 곳. 삼성역 5·6번 출구에서 지하로 연결되는 코엑스몰 안이 가장 편합니다. 별마당도서관은 사진 찍는 사람이 많아 집중용은 아니고, 노트북과 충전이 필요하면 몰 안쪽 카페 층을 권합니다. 콘센트 자리는 늘 먼저 차니 오전에 들어가 자리를 잡는 편이 낫습니다. 무료 와이파이는 몰과 지하철역에서 대체로 잡히지만 속도는 들쭉날쭉하니, 통화나 영상이 중요하다면 유심이나 이심을 미리 준비하세요.

2. 혼밥. 한국은 혼자 먹는 손님이 흔해서 눈치 볼 일이 없습니다. 다만 고깃집은 2인분부터 주문되는 곳이 많으니 피하고, 국수·김밥·덮밥처럼 카운터석이 있는 집이나 코엑스 지하 푸드코트, 백화점 식품관을 고르면 편합니다. 직장인이 몰리는 12시~1시는 어디든 줄이 기니 11시 반이나 1시 반으로 비켜 가세요. 카드 결제는 대부분 되지만 작은 가게에서는 해외 발급 카드가 막히기도 하니 현금을 조금 챙기는 게 안전합니다.

3. 걸으면서 시간 보내기. 신사역 8번 출구에서 도보 5분이면 가로수길이고, 거기서 압구정 로데오 거리까지는 걸어서 20분 안팎입니다. 백화점은 갤러리아와 현대백화점이 가깝고, 여권을 지참하면 택스리프 데스크에서 환급 절차를 밟을 수 있습니다. 소액은 현장 즉시 환급, 나머지는 출국장 키오스크에서 처리하는 방식이니 영수증을 버리지 마세요. 케이스타로드는 압구정로데오역 쪽에서 짧게 둘러보기 좋습니다.

4. 조용한 시간이 필요하면. 코엑스 길 건너 봉은사는 입구까지 도보 5분이고 입장료가 없습니다. 선정릉은 선릉역·선정릉역에서 가까운 왕릉 숲길로, 벤치에 앉아 한두 시간 보내기 좋습니다. 도산공원은 압구정 쪽에서 걸어갈 수 있는 작은 공원이라 잠깐 앉기에 적당합니다. 주말과 점심시간에는 어디든 사람이 늘어납니다.

5. 빠르게 돌아가기. 지하철이 가장 정확합니다. 평일 저녁 6시에서 8시 사이 강남 일대 도로는 상당히 막히므로 택시로 움직일 계획이라면 30분은 더 잡으세요. 택시 호출 앱은 해외 번호로 가입이 안 되는 경우가 있으니, 가능하면 호텔이나 병원 데스크에 부탁하는 편이 빠릅니다. 마지막으로, 병원 안에서는 연락이 잘 닿지 않을 수 있으니 만날 지점을 '몇 번 출구' 단위로 미리 정해 두는 것이 하루 전체를 편하게 만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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